“태그 클라우드”는 죽었을까, 사실은 진화했습니다
들어가며
십여 년 전만 해도 블로그나 커뮤니티 사이트 한쪽에는 크고 작은 글씨로 뒤섞인 태그 클라우드가 꼭 붙어 있었습니다. 인기 있는 단어는 크게, 덜 쓰인 단어는 작게 표시되는 그 구름 모양의 목록 말입니다. 그런데 요즘 사이트를 둘러보면 이 태그 클라우드를 찾아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태그 클라우드는 정말 유행이 지나 사라진 기술일까요. 이 질문에 답하려면 먼저 정보를 분류하는 두 가지 방식, 택소노미와 폭소노미의 차이를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관리자가 정한 분류 체계와 사용자가 자유롭게 붙이는 꼬리표가 어떻게 다르고, 이 둘이 만났을 때 사이트의 정보 구조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살펴보겠습니다.
택소노미란 무엇인가

택소노미는 원래 생물을 계, 문, 강, 목, 과, 속, 종으로 나누는 생물 분류학에서 온 말입니다. 웹사이트에서는 관리자나 운영자가 미리 정해둔 상하 위계를 가진 분류 체계를 뜻합니다. 온라인 쇼핑몰의 카테고리를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의류라는 대분류 아래 상의와 하의가 있고, 상의 아래 다시 티셔츠와 셔츠가 나뉘는 식입니다. 이 구조는 처음부터 누군가가 전체 그림을 그려놓고 그 틀 안에 콘텐츠를 채워 넣는 하향식 방식입니다. 방문자 입장에서는 카테고리를 따라가기만 하면 원하는 정보에 체계적으로 도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폭소노미란 무엇인가

폭소노미는 사람들이라는 뜻의 폭스와 분류학이라는 뜻의 택소노미가 합쳐진 말입니다. 관리자가 미리 정해둔 틀 없이, 사용자들이 콘텐츠에 자유롭게 붙이는 태그들이 쌓여서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분류 체계를 가리킵니다. 사진 공유 사이트에서 사용자가 여행, 노을, 제주도 같은 태그를 직접 붙이는 것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이 방식은 미리 정해진 위계가 없는 상향식 구조라서, 운영자가 미처 예상하지 못한 방식으로 콘텐츠가 묶이기도 합니다. 같은 사진이라도 어떤 사람은 노을이라는 감성적인 태그를, 어떤 사람은 카메라 기종이라는 기술적인 태그를 붙이면서 훨씬 다채로운 접근 경로가 만들어집니다.
태그 클라우드는 정말 사라졌을까
태그 클라우드가 예전만큼 사이트 화면에 큼직하게 자리 잡지 않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것을 태그 클라우드라는 개념 자체의 죽음으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오히려 겉모습만 바뀌었을 뿐, 그 안에 담긴 원리는 지금도 다양한 곳에서 살아 움직이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사용자가 직접 눈으로 보고 큰 글씨의 태그를 클릭하는 시각적 도구였다면, 지금은 그 데이터 자체가 추천 알고리즘이나 연관 콘텐츠 시스템의 재료로 흡수되었습니다. 어떤 태그들이 자주 함께 붙는지, 어떤 태그가 최근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지를 분석해서 사용자에게 관련 콘텐츠를 추천하거나 인기 주제를 파악하는 데 여전히 활용되고 있습니다. 눈에 보이는 구름 모양은 사라졌어도, 그 데이터 매핑 기능은 화면 뒤편에서 더 정교한 형태로 계속 일하고 있는 셈입니다.
택소노미와 폭소노미가 만났을 때
실제로 잘 만들어진 사이트일수록 이 두 가지 분류 방식을 함께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큰 틀에서는 관리자가 정한 카테고리, 즉 택소노미로 사이트 전체의 뼈대를 잡아둡니다. 그리고 그 안에서 세부적인 흐름은 사용자나 작성자가 자유롭게 붙이는 태그, 즉 폭소노미가 채워나가는 구조입니다. 카테고리만 있으면 정보가 지나치게 딱딱하고 경직되어 미처 예상하지 못한 연결고리를 놓치기 쉽고, 태그만 있으면 정보가 산만하게 흩어져 전체 구조를 파악하기 어려워집니다. 두 방식이 함께 작동할 때 비로소 방문자는 큰 흐름을 따라 탐색하면서도, 예상치 못한 세부 주제로 자연스럽게 넘어갈 수 있는 유연한 경험을 하게 됩니다.
블로그 운영에 적용하는 방법
블로그를 운영한다면 카테고리는 최대한 단순하고 명확한 몇 개의 큰 틀로 정리해두고, 태그는 그 안에서 자유롭게 늘려가는 방식이 효과적입니다. 카테고리가 너무 잘게 쪼개지면 방문자도 헷갈리고 관리도 번거로워지지만, 태그는 콘텐츠가 쌓이면서 자연스럽게 늘어나도 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이렇게 두 체계를 역할에 맞게 나누어 쓰면, 검색엔진에는 명확한 사이트 구조를, 방문자에게는 폭넓은 탐색 경로를 동시에 제공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시간이 지나면서 쌓인 태그 데이터를 정기적으로 들여다보는 습관도 도움이 됩니다. 어떤 태그가 유독 많이 쌓였는지, 특정 태그들이 자주 함께 붙는지를 살펴보면 처음 카테고리를 설계할 때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새로운 주제 묶음을 발견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렇게 발견한 흐름을 다시 카테고리 구조에 반영하거나 새로운 시리즈 기획으로 발전시키면, 사용자들이 자발적으로 만들어낸 폭소노미가 운영자의 택소노미를 거꾸로 보완해주는 선순환이 만들어집니다. 결국 잘 설계된 사이트란 처음부터 완벽한 카테고리를 짜는 사이트가 아니라, 사용자의 흔적을 꾸준히 반영해 구조를 다듬어가는 사이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마치며
택소노미와 폭소노미는 서로 경쟁하는 방식이 아니라 서로를 보완하는 도구입니다. 관리자가 그려둔 큰 지도 위에 사용자들이 스스로 남긴 발자국이 더해질 때, 사이트의 정보 구조는 훨씬 입체적으로 완성됩니다. 태그 클라우드라는 겉모습은 예전 같지 않아도, 그 안에 담긴 분류의 지혜는 지금도 여전히 유효합니다.
참고
본 글은 정보 구조 설계와 웹사이트 분류 체계에 대한 일반적인 원칙을 바탕으로 정리되었습니다.
홍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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